오키나와는 돼지를 '울음소리 빼고' 다 먹습니다
갈비는 소키, 삼겹은 라후테, 귀는 미미가, 족발은 테비치. 중국 사절을 대접하려 키운 돼지가 섬의 식탁을 바꾼 600년, 아구 흑돼지 고르는 법, 나하에서 한국어로 예약되는 가게, 그리고 돼지고기 다음에 산신 소리로 끝나는 오키나와의 밤까지.

오키나와 이자카야 메뉴판에는 돼지가 부위별로 흩어져 있습니다. 갈비는 소키, 삼겹은 라후테, 귀는 미미가, 얼굴 껍질은 치라가, 족발은 테비치, 내장은 나카미, 피는 치이리치. 섬 사람들은 이걸 '울음소리 빼고 다 먹는다'고 말합니다.
이 돼지는 일본 본토에서 온 것이 아닙니다. 600년 전 중국 황제의 사절을 대접하려 들여왔다고 전해지고, 1477년 류큐에 표류한 제주 사람들의 견문이 조선왕조실록에 남았고, 전쟁으로 사라진 뒤 1948년 하와이에서 배를 타고 돌아왔습니다.
오키나와 돼지고기의 역사와 부위별 요리, 토종 흑돼지 아구 고르는 법, 나하에서 한국어로 예약되는 가게, 그리고 돼지고기 다음에 산신 소리로 끝나는 오키나와의 밤까지 한 번에 정리했습니다.
오키나와 돼지는 왜 중국에서 왔을까요?

류큐 왕국은 1879년까지 일본이 아니라 독립 왕국이었고, 중국 황제의 책봉을 받는 나라였습니다. 황제의 사절단(책봉사)이 수백 명 규모로 와서 몇 달씩 머물렀고, 그들을 대접하려고 돼지고기가 퍼졌다는 설명이 일반적입니다.
돼지는 15세기 무렵 중국 푸젠에서 들어온 것으로 봅니다. 1477년 류큐(야에야마 제도)에 표류한 제주 사람들의 견문이 조선왕조실록(성종실록)에 남아 있고, 그곳 사람들이 돼지를 키운다고 적혀 있어 1400년대에 이미 사육이 자리 잡았음을 알 수 있습니다.
서민이 돼지를 먹게 된 것은 18세기 이후입니다. 왕부가 양돈을 장려했고, 메이지 시대에는 오키나와가 돼지 사육 두수 전국 1위였습니다. 그래도 평소에 먹을 수 있는 건 부유층이었고, 보통 집은 설과 추석(구정·구력 오봉)에 한두 번 돼지를 잡았습니다.
왜 울음소리 빼고 다 먹게 됐을까요?

1년에 한두 번 잡는 돼지 한 마리를 버리지 않고 오래 먹어야 했기 때문입니다. 고기는 소금에 절이거나 기름에 재워 두고, 뼈는 국물로, 피는 채소와 볶고, 귀와 족발은 조림으로, 비계는 라드(안다)로 녹여 보관했습니다.
그 결과가 지금 메뉴판의 부위별 요리입니다. 갈비 조림 소키, 삼겹 조림 라후테, 족발 조림 테비치, 귀 무침 미미가, 얼굴 껍질 치라가, 내장국 나카미지루, 피 볶음 치이리치. 섬에서는 돼지 한 마리로 열 가지 요리를 만듭니다.
이자카야 단품은 500~1,200엔 선입니다. 처음이라면 미미가(식초·땅콩 소스 무침)와 라후테 두 접시가 가장 안전하고, 테비치는 흐물흐물한 식감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맞습니다.
라후테는 왜 일본 각조림이 아니라 중국 동파육에 가까울까요?
류큐 왕국 궁중에서 중국 요리의 영향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입니다. 삼겹살을 껍질째 간장, 사탕수수 흑설탕, 아와모리에 몇 시간 조리는 방식이 중국의 동파육에서 왔다는 설이 있습니다. 확정된 기록은 없지만 껍질째 조리는 방식이 같습니다.
본토의 부타노카쿠니는 설탕과 미림을 쓰지만, 라후테는 흑설탕의 묵직한 단맛과 아와모리의 향이 다릅니다. 껍질을 벗기지 않아 젤라틴이 남고, 소바 위에 올리면 라후테소바, 단품은 600~1,200엔입니다.
전쟁으로 사라진 돼지가 하와이에서 돌아왔다는 게 사실일까요?

사실입니다. 1945년 오키나와 전쟁으로 섬의 돼지는 거의 전멸했습니다. 하와이의 오키나와 교민들이 1947년 구제회를 만들어 약 5만 달러를 모았고, 1948년 8월 교민 7명이 미국 오리건에서 돼지 550마리를 배에 싣고 28일 만에 오키나와에 닿았습니다. 이 돼지는 4년 뒤 10만 마리로 불어나 전후 양돈의 출발점이 됐습니다.
오키나와에서는 이 일을 '바다에서 돼지가 왔다'는 이야기로 지금도 전하고, 돼지는 가난과 전쟁을 넘은 섬의 상징이 됐습니다. 오늘 나하 이자카야에서 먹는 라후테 한 접시 뒤에 이 역사가 있습니다.
아구 흑돼지, 뭐가 다르고 얼마일까요?

아구는 오키나와 토종 흑돼지입니다. 성장이 느리고 몸집이 작아 서양 품종에 밀려 한때 멸종 직전까지 갔다가 복원됐고, 지금도 섬 밖에서는 거의 먹을 수 없습니다.
지방 녹는점이 낮아 입에서 먼저 녹고 단맛이 납니다. 샤브샤브는 코스 기준 1인 4,000~6,000엔 안팎(가게마다 다름)으로 여행 중 한 번의 특별한 저녁에 맞습니다. 숯불에 아구나 현지 돼지 호르몬(내장)을 구워 먹는 야키니쿠도 나하 마키시에 있습니다.
어디서 먹을까요? 마키시 숯불과 고쿠사이도리 이자카야

나하에서 돼지고기를 먹는 길은 둘입니다. 숯불에 부위별로 구워 먹는 야키니쿠·호르몬 전문점, 그리고 라후테·미미가·테비치를 아와모리와 함께 내는 향토요리 이자카야. 아래 두 곳은 한국어로 바로 예약됩니다.
- 이자카야에서 메뉴에 토후요(발효 두부), 미미가, 아와모리 셋이 함께 있으면 관광객이 아니라 주민을 위해 요리하는 가게라는 신호입니다.
- 소바집은 15시 전에 닫고 이자카야는 17시에 엽니다. 돼지고기 저녁은 17시 이후, 민요 공연은 가게마다 18:30~21:30 사이에 하루 2~3회 있습니다.
- 아구 샤브샤브와 민요 공연이 있는 가게는 성수기에 며칠 전 예약이 안전합니다. 예약 없이 간다면 17시 개점 직후가 가장 가능성이 높습니다.
돼지고기 다음엔 왜 노래로 끝날까요?

오키나와 이자카야의 밤은 산신(三線) 소리로 끝납니다. 뱀 가죽을 씌운 세 줄 현악기 산신은 중국의 삼현(三弦)이 14세기 말 이전에 류큐로 들어온 것으로 전해지고, 15세기 후반 쇼신왕이 사족의 교양으로 장려하면서 궁중 음악의 중심이 됐습니다. 돼지와 같은 바다를 건너온 악기입니다.
고쿠사이도리의 향토요리 이자카야에서는 저녁 6시 반에서 9시 반 사이에 하루 2~3회, 한 번에 30~40분짜리 민요 공연을 합니다. 마지막 곡은 대개 빠른 템포의 '카챠시'로, 손님이 일어나 손을 머리 위로 흔들며 함께 춥니다. 아와모리 한 잔을 들고 따라 서는 것이 예의이자 가장 재미있는 방법입니다.
라후테와 미미가로 시작해 아와모리로 넘어가고, 카챠시로 끝나는 것이 나하의 저녁입니다. 돼지도, 술도, 악기도 바다를 건너온 섬에서 그 셋을 한 자리에서 만나는 밤입니다.
정보 확인: 2026년 10월. 식당 영업시간·가격은 각 식당 페이지의 최신 정보를 따릅니다.
- Q. '돼지는 울음소리 빼고 다 먹는다'는 말은 무슨 뜻인가요?
- A. 오키나와 돼지고기 문화를 가리키는 말입니다. 갈비(소키), 삼겹(라후테), 귀(미미가), 얼굴 껍질(치라가), 족발(테비치), 내장(나카미), 피(치이리치)까지 부위마다 다른 요리가 있어 버리는 부분이 거의 없습니다. 가난했던 섬에서 명절에 잡은 돼지 한 마리를 한 달 동안 나눠 먹던 습관에서 왔습니다.
- Q. 오키나와 돼지고기 요리는 어디서 왔나요?
- A. 돼지는 15세기 무렵 중국 푸젠에서 류큐 왕국으로 들어온 것으로 봅니다. 1477년 조선왕조실록에도 류큐 사람들이 돼지를 키운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중국 황제의 사절(책봉사)을 몇 달씩 대접하기 위해 돼지를 키우기 시작했다는 설명이 일반적이고, 서민이 먹게 된 것은 18세기 이후입니다.
- Q. 라후테와 일본 본토의 부타노카쿠니는 어떻게 다른가요?
- A. 라후테는 삼겹살을 간장과 사탕수수 흑설탕, 아와모리에 몇 시간 조린 류큐 왕국의 궁중 요리로, 중국의 동파육이 원형이라는 설명이 일반적입니다. 흑설탕의 단맛과 아와모리의 향이 다르고, 껍질째 조려 젤라틴 식감이 남습니다. 단품 600~1,200엔입니다.
- Q. 아구 돼지는 무엇이고 얼마인가요?
- A. 오키나와 토종 흑돼지입니다. 성장이 느리고 몸집이 작아 한때 멸종 직전까지 갔다가 복원됐습니다. 지방 녹는점이 낮아 입에서 먼저 녹고 단맛이 납니다. 샤브샤브는 코스 기준 1인 4,000~6,000엔 안팎(가게마다 다름)으로, 여행 중 한 번의 특별한 저녁에 맞습니다.
- Q. 테비치와 미미가는 처음 먹어도 괜찮을까요?
- A. 테비치는 족발을 간장과 흑설탕에 흐물흐물해질 때까지 조린 것으로 한국 족발보다 부드럽고 달콤합니다. 미미가는 돼지 귀 껍질을 얇게 썰어 식초·땅콩 소스에 무친 것으로 오돌오돌한 식감이 전부라 냄새가 없습니다. 둘 다 이자카야 첫 접시로, 가게마다 다르지만 대체로 1,000엔 이하입니다.
- Q. 오키나와 돼지고기는 왜 전후에 하와이에서 왔다고 하나요?
- A. 1945년 오키나와 전쟁으로 섬의 돼지가 거의 사라졌습니다. 하와이의 오키나와 교민들이 돈을 모아 1948년 돼지 550마리를 배에 실어 보냈고(교민 7명이 직접 호송), 이 돼지들이 4년 만에 10만 마리로 불어나 전후 오키나와 양돈을 되살렸습니다. '바다에서 돼지가 왔다'는 이야기로 지금도 전해집니다.
- Q. 나하에서 돼지고기를 한국어로 예약할 수 있는 가게가 있나요?
- A. 마키시의 야키니쿠·호르몬 전문점 만타쿠(1인 5,500~6,000엔, 17:00~23:00)와 고쿠사이도리의 향토요리 이자카야 데이고(노미호다이 코스 4,000·5,000엔, 민요 공연)가 jameat에서 한국어로 예약됩니다.
- Q. 오키나와 이자카야의 민요 공연은 어떻게 즐기나요?
- A. 저녁 6시 반에서 9시 반 사이에 하루 2~3회, 가게 안에서 산신(三線) 연주와 민요 공연이 30~40분씩 이어집니다. 라이브 차지가 1인 550~770엔 붙는 가게가 많습니다. 마지막 곡은 대개 빠른 '카챠시'로, 손님이 일어나 손을 머리 위로 흔들며 함께 춥니다. 아와모리 한 잔을 들고 따라 서는 것이 예의이자 가장 재미있는 방법입니다.

